[뒤끝뉴스] 도발하는 남경필, 피해 가는 유승민…두 주자의 브로맨스(?)


남 “모병제 맞짱토론하자” 구애에 유 “정의롭지 못해” 일축


유 “25일 출마선언” 페이스북 쓰자 곧바로 남 “25일 출마” 알려


원내대표 사퇴의 변 ‘헌법제1조’ 남경필은 대선 출마의 변으로 인용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고 이름을 연호하는 청중에 화답하고 있다. 배우한 [email protected]



 


 "’톰과 제리’ 같아. 남경필은 도발하고 유승민은 무대응으로 피해가고..” 보수의 적통을 자처하는 바른정당에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두 후보가 있습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2대 공약 중 하나를 건드렸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유승민 의원, '남(경필)ㆍ원(희룡)ㆍ정(병국)'이라는 간판으로 원조 쇄신파의 아이콘이었던 남경필 경기지사입니다.

유 의원은 '용감한 개혁'을 기치로 26일, 남 지사는 '코리아 리빌딩'을 들고 25일 앞서거니 뒷서거니 공식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두 정치인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한 의원은 ‘톰과 제리’라는 표현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소룡(小龍)전도 꽤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남 지사는 새로운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으면 유 의원에게 끝장토론 내지 맞짱토론을 해보자고 제의합니다. 마치 유 의원으로부터 검증이나 채점(?)을 받으려는 듯이요. 지난해 9월 '모병제' 논란이 대표적입니다. 남 지사가 모병제 도입을 꺼내놓고 유 의원에게 토론을 해보자고 했는데 유 의원은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유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모병제는 정의롭지 않은 발상"이라고 일축하자, 남 지사가 “남의 정책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즉각 대응하며 호기롭게 싸움을 걸었지요. 하지만 유 의원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으면서 남 지사가 원했던 끝장 토론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유 의원이 도발하는 남 지사를 피해간 것입니다.

대선 출마 선언 날짜를 두고서도 두 사람은 미묘한 밀고 당기기를 벌였습니다. 유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출마 선언 날짜를 25일로 알렸습니다. 당일 오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1월 25일 저는 바른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선언을 하겠습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 2시간 정도 후 남 지사 측이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돌렸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오는 25일 바른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시간과 장소는 추후 결정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남 지사 측이 유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 날짜에게 맞춰서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도발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바른정당 내부에서 여러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며칠 뒤 유 의원은 26일로 출마 선언 날짜를 하루 미루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다시 남 지사의 도발을 피해간 셈이죠. 유 의원 캠프 관계자는 "25일이 무슨 상징적인 날이어서 꼭 그날 기필코 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냐. 외려 두 사람이 같은 날 하면 너무 경쟁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mail protected]




25일 남 지사의 출마 선언에서도 다분히 유 의원을 의식한 발언이 나왔습니다. 남 지사는 바른정당 당사에서 출마선언식을 가진 뒤 오찬 장소에서 일문일답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서 그는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강조했습니다. 이 문구는 2015년 7월 8일 유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박 대통령을 겨냥해 사용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 사퇴의 변으로 부각시킨 헌법 1조를 남 지사가 출마의 일성으로 사용한 것이죠.

이처럼 남 지사는 유 의원과의 경쟁 관계를 부각시키려 애를 쓰는 반면 유 의원은 남 지사를 애써 무시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두 사람의 지지율 역학 관계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얘기입니다. 두 주자 모두 대선 지지율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유 의원이 남 지사에게 앞서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범여권 주자만 대상으로 한 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유 의원이 선두권에 있고 때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앞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 지사 캠프에서는 "일단 유승민부터 잡고 보자"는 말들이 나온다고 합니다. 남 지사가 유 의원과의 맞짱 토론에 열을 내는 이유인 것이죠. 아울러 남 지사 측으로선 두 사람간의 경쟁이 당내 경선 흥행 분위기를 띄우면서 바른정당의 존재감도 키우는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남 지사는 25일 대선 출마선언에서도 "유승민은 중앙정치만 경험해 문재해결을 해본 적이 없다. 유승민 주장은 담론 중심인데 공허하다"고 도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둘다 1~2% 지지율을 갖는 후보다. 지금은 폼 잡을 때가 아니다. 죽을 각오로 서로 부딪쳐야 한다. 싸워야 한다”면서 또다시 맞짱 토론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유 의원은 당내 경쟁보다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타켓으로 삼으며 더 큰 판의 경쟁을 원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은 26일 대선 출마선언에서 “야당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제가 보수 (단일) 후보가 되는 것”이라며 큰 싸움을 걸고 나섰습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남 지사의 도발에 대해선 “우리가 대거리할 필요 있나요. 체급이 다른데”라며 말을 돌렸습니다.

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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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회의에서 유승민(왼쪽)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작성일 2017-06-17 17: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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