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4발 도발… 트럼프와 ‘강 대 강’ 기싸움


동해 韓日 EEZ에 탄도미사일 발사


美 잇단 압박에 밀리지 않겠단 의지


北中 해빙무드서 ‘美中 틈 벌리기’ 분석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일 북한의 '식수절'(우리의 식목일)에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원아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고 노동신문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 4발을 무더기로 발사하며 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또 한차례 증폭시켰다.



이달 1일 시작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반발 차원을 넘어 대북 강경책을 예고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대북 선제타격 및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등 극단적 카드까지 테이블에 올려 검토하는 상황에서 ‘강 대 강’ 대치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해빙무드를 타고 있는 북중관계를 바탕으로 ‘미중 간 틈벌리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2일 신형 준중거리미사일인 북극성 2형을 발사한지 22일만으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매년 3~4월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다. 2015년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씩 세 번에 나눠 발사했고, 지난해에는 무수단ㆍ스커드ㆍ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8차례에 걸쳐 15발 발사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도발이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급)이 9개월만에 북중간 고위급 회담을 갖고 4일 귀국한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의례적인 대응을 넘어선다는 게 외교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정남 피살 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호의를 보인 중국의 뒤통수를 때리는 격인데도 북한이 급박하게 도발에 나선 데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흘러나오는 심상찮은 대북정책 신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논의를 비롯해 대북 선제타격 및 전술핵 재배치, 세컨더리 보이콧 발동 등 모든 가용한 대북 옵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한미훈련에 대한 반발이지만, 대북 강경책을 예고한 트럼프 정부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렉스 틸런스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에 대비한 무력 시위의 성격도 강하다. 틸러슨 장관은 이달 중순께 취임 후 처음으로 동북아 3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집중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슨의 이번 동북아 순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주변국과 공유해 구체화하는 결정적 단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지금은 긴장 고조를 통해 주도권을 쥐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강 대 강’ 식 무력 시위는 결국 더 큰 협상판을 열기 위한 북한의 오래된 수법이다. ‘죽기 살기’ 식으로 도발 능력을 과시하면 결국 한미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밖에 없고, 중국 역시 자신들을 버리지 못할 것이란 계산이 숨어 있는 것이다. 중국이 리 부상을 초청해 전통적 우의 관계를 강조한 것도 북한의 자신감을 높여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전략에 트럼프 정부가 순순히 따라 움직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한 외교 안보 전문가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트럼프 정부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힘들다”며 “그야말로 강대강 국면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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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04 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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